자동판매기

글/망상 2012. 5. 16. 14:32
자가 필요해서 밖에 있는 자판기에 갔다. 하지만 캔 음료수만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자는 없었다. 부아가 난 나는 자판기에 적힌 관리자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자판기에서 자를 팔지 않다니 이게 어찌된 일이오. "

격앙된 나의 항의를 들은 관리자는 담담하면서도 쓸쓸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

"더이상 자는 팔지 않소. 아다시피 자파는기가 아니라 자판기지 않소? 자를 파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오. "

세상이 어떻게 변한 것인가. 충격을 받은 나는 재차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자동판매기는... 더이상 자동을 팔지 않는단 말이오?"

"...자동을 팔던 매기는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앉아서 물레방아 소리를 들으며 놀았을 뿐이죠."

그렇다. 자파는 마법사였지만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에 의해 격퇴된 후 사라져버린 것이 벌써 20여년 전이었던 것이다.

세월의 허무함과 인생무상을 느낀 나는 그냥 근처 문방구에서 자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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